안녕하세요
중학교 동창 베프와 다녀온
2025년 12월 13일 토요일 첫 콘서트 후기에요
친구가 티켓 두장을 예매해서 보여줬어요

우리 둘다 토요일 오전에 일을 합니다
토요일 오전 12시까지 일하는 저는
얼마나 설레는지
아침부터 시간이 안가서 계속 시계만 쳐다봤답니다
기차를 타고 떨리는 마음을 안고 서울 수서역으로 향했어요

저랑 비슷한 일을 하는 제 친구도
분당에서 토요일은 1시까지 일을 해요
일 끝내고 수서역으로 마중을 나와서 함께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남자 둘이서 수다를 떨며 지하철을 탔어요
들뜬 마음에 옛 추억을 꺼내며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새 올림픽공원역에 온거에요
그래서 막 떠들면서 내렸죠
생각보다 한가했어요
화장실 줄이 엄청 길꺼라 생각했는데 별로 없었어요
미리 인터넷으로 봐둔 3번 출구로 밖에 나갔는데
올림픽체조경기장이 보이지 않는거에요
아~ 뭐지?
하고 지나가는 분께 여쭤봤어요
"올림픽체조경기장 어디로 가야해요?"
그분은 한참 생각하시더니
"이쪽으로 쭉 가시면 나와요, 근데 멀어요 "라고 하셨어요
엥?
뒤를 돌아보니 역 이름이 "방이" ㅠ ㅠ
얼른 다시 내려가서 지하철을 다시 타고 올림픽 공원역에 내렸어요
완전 우리 덤앤 더머죠
드디어 올림픽 공원역에 도착해서 올라오니 벌써 밤이 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줄지어 가고 게셔서 걸음을 재촉해봅니다

비가와서 조용하고 날이 따뜻해서 포근했어요
우산을 쓰고 친구랑 둘이 걸어가는데
얼마나 운치가 있던지 너무 좋았어요

5분정도 걸으니 드디어 어마어마하게 많은 인파가 서 있는게 보였어요

여기서 친구랑 인증샷도 찍고 콘서트 분위기도 느껴봅니다
드디어 입장 했어요 1층 1구역이에요
콘서트를 처음 예매해보는 제 친구의 노력이 돋보이는 자리였어요
너무 잘 보이고 좋았어요
고마워~ 친구야


자리에 뭐가 하나씩 붙어 있어서 떼어보니 응원밴드였어요
딸들이 아이돌 (투바투) 응원봉 들고 다니던데
제게 이런 응원밴드가 생길줄이야 ㅎㅎㅎ
응원봉보다 훨씬 좋은게 손이 자유로워서 박수치기 좋았어요
중간에 옆사람 뒷사람 앞사람과 박수치라고 하셔서
모르는 분들과 손벽을 쳤는데
처음엔 쑥스러워서 몇번 안 부딪쳤는데
이왕 하는거 같은 팬으로서
더 친근하게 잘 할껄 하는 후회가 되더라구요


응원밴드는 신기하게도 중앙에서 통제해서
색도 변하고 불이 들어오고 나가는게
다 같이 통일 되니까 정말 장관이었어요

다른 가수분 공연은 노래 따라부르는거 금지여서 조용히 감상을 하다 왔는데
이문세형님 공연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말고
조용히 따라 불러도 좋다고 하셔서 너무 좋았어요
저는 소심해서 마스크 쓰고 조용히 따라불렀어요
중간에 이별이야기는 심지어
남자관객, 여자관객 다함께 라고 가사를 파트를 나눠서 부르게 해주셔서
정말 오랜만에 모르는 분들과 떼창을 해봤네요
인터미션때 깜짝 라면을 나눠주셨어요

집에 와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문세형님처럼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었어요


마지막 앵콜곡은 조명이 바뀌자마자 바로 알아차렸어요
완전 대박이었죠
얼마나 흥겨웠는지 몰라요

친구가 공연 다 끝나고
"야 붉은 노을은 오늘 못들은거 같지?" 하고 묻길래
"지금인것 같은데?" 하자마자 바로~
친구랑 둘이서 어깨 동무를 하고 "난 너를 사랑해~" 를 외치며 방방 뛰었어요
정말 처음인거 같아요

맨날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바쁘게만 지내다가
나를 위한 이런 소중한 하루가 얼마나 값진 시간인지 깨달았어요
38년전 중학교 옆자리로 만나
지금까지 서로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소중한 친구덕에
오랜만에 그 시절로 돌아갔었어요
아직도 마음은 중학생처럼
가끔 손편지를 써서 주고 받는
감성적인 50대 아저씨들에게
옛 추억을 꺼내주시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게 해주신
이문세 형님께 이 후기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