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아니 솔직히 두번째 음주운전..

by 순복이 순복이 posted Aug 27, 2012 2012.08.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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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939_235962986526160_339682346_o.jpg : 생애 첫.. 아니 솔직히 두번째 음주운전..

 

토요일 오전에는 딸아이 영어학원 말하기 대회갔다가

오후에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배우는게 있어서 거기 갔다가

오후 4시 정각에 수원에서 출발을 하였습니다.

 

아~~ 고속도로 전광판의

 "~~구간 4km 정체" " ~~ 부근 정체.." 이런 글들이 어찌나 화가 나던지..

정체되지 않는 구간은 130밟으며

그래도 7시 5분전에 도착했는데..

대기번호표 198번.

저는 사실 198번째이면.. 뭐... 내 뒤에 400명이나 있네... 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거의 마지막.

 

구석자리에 앉아서...

스크린은 거의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있는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하더라구요.

시작이 살짝 늦어졌지만...

그때 혹시 들으셨나요? 풀벌레 소리들...

 

옆자리에

그... 애기들 나가서 춤췄을때

가장 예쁘고 가장 어렸던 그 꼬맹이

혼자 펄쩍펄쩍 뛰면서 춤추다가

막상 문세오라버니의 다리에 앉을 수 있는 영광은 걷어찬

그 꼬맹이와 엄마아빠가 앉아 있었어요.

그 두사람. ...

"내가 이문세를 처음 만난건 중 3때야."

"어.. 나도.. 중3때."

하며... 같이 추억을 꺼내어 공유하는데 살짝 부러웠습니다.

제 남편은, " 나 내일 새벽 2시에 바다낚시 가니까 그때까진 들어와~" 했거든요.

뭐.. 표 끊어준것만해도 어디냐.. 하고는 있지만요.

 

붉은 노을을 목이 터져라 부르고.. 펄쩍펄쩍 뛰고..

아~~ 와인 뒤풀이라네요...

운전해서 가야 하는데...

한참을 망설이며 앉아 있었습니다.

와인 한잔씩 들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어요.

"나도 저 속에 끼고 싶다"

 

살짝 내려가서 혼자 한잔 들고 과자 안주와 함께 음미하였습니다.

그러곤 뻘쭘...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서...

그냥 가야겠구나...

와인 한잔정도면... 뭐...음주운전축에도 못끼겠지...  괜찮겠지...

 

주차장까지 가는데..

너무 뛰어서 이런가... 와인때문에 이런가...

어지럽기도 하고..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하고..

 

그래도 차에 앉았습니다.

계곡을 따라 쭉 내려가는데 앞에가는 차도 함께 출발한 차라

왠지.. 동지애? 적인 믿음이 생기더라구요.

번호판을 봤더니.. 경기...

흠~ 저 차 따라 가면 되겠구나.... 하며..

쫄래쫄래 따라갔는데..

어어어~~~ 어디로 가는거야..... 숲속으로.....

그 차.... 숲속에 있는 펜션으로 들어가고...

저는... 너무 좁은 길이라 돌아가기에도 뭐해서

네비가 앞으로 가도 길이 있다길래 계속 올라갔죠...

와~~

앞에도.. 뒤에도.. 차 한대 없고..

덜컹덜컹 흙길에...

무섭더라구요.

얼른 차 창문 먼저 잠궜습니다.

계속 올라가다보니.. 숲속의 요정이라는 요란한 펜션이 나오고..

거기서 또 한참을 내려가니...

포장된 도로가 나오더라구요.

갈때 갔던 그 길...

휴~~~

알고보면 별로 멀리 돌아간 것도 아닐텐데...

밤이라 어찌나 무서웠던지...

 

고속도로는 하나도 막히지 않고...

차 성능도 엄청! 좋아서..

차안에서 흐르는 문세오라버니의 노래 목이 터져라 불러가며

새벽 1시 30분경에 수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면서 생각했어요.

이제부터 나... 마굿간활동 진짜 열심히 해서

사람들이랑 얼굴트고...

다음 숲속음악회땐

절대 음주운전해서 돌아오지 않아도 되게 해야지.

사람들과 어우러져 한잔 하며 이야기 나누고 등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래야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