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어르신

by NewBoom NewBoom posted Dec 20, 2014 2014.12.2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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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에 자주 오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여자분이고요.

 

근처 건물의 건물주고요, 또 서울에도 건물을 좀 가지고 계시나봐요.

돈 좀 있는 분들 중 친해야 할 사람과 멀리해야 할 사람을 저는 이런 기준으로 판단하죠.

자기를 낮추고, 항상 존댓말을 쓰며 겸손한 분과

처음 봤는데도 불구하고 반말을 쓰며, 자기가 직접 하기보다는 무엇이든 시키려고 하는 분.

단골 어르신은 후자쪽이죠.

 

'어서오세요~ 몇 분 이세요?'

'어~ 나 혼자야. 오겹살 하나 줘.'

 

'앞치마 어딨지?'

'의자 안에 있는데요~'

하지만, 들은체를 안하네요. 직접 꺼내줘야 입지요.

 

'이쑤시개 가져와.'

입구에 있는걸 뻔히 알면서...

 

며칠전 그 분이 10여분을 모시고 함께 왔습니다.

연탄기부 자원봉사를 하고 왔다네요.

그 어르신은 그 모임의 회장인가 봅니다.

같이 오신 분들이 말씀하시길 그 어르신이 우리 가게 고기가 맛있다고 많이 자랑했다네요.

뭐, 그런거야 고맙긴하지만... 아무튼 그 분이 한번 오고가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요.

 

고기를 주문한 후 어딘가로 전화를 하시데요.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않아 어느 아주머니가 가방을 하나 가지고 오시네요.

나중에 보니 중국술이었습니다.

흠... 외부에서 술을 가져왔으면 기본적으로 양해를 구해야하는것 아닌가요?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고... 참...

 

식사가 거의 끝날무렵...

총 세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는데요, 테이블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약간씩 고기가 남아있었지요.

'사장님~'

집사람이 바로 옆에 있었기에 집사람이 갔지요.

'네~'

헌데, 저를 오라네요.

갔습니다.

'여기 남은 고기들 다 싸줘~'

 

굳이 나를 왜 불렀을까? 흠...

하여간, 뭐... 남은 고기 집에 있는 강아지한테 주려나보다... 싶어서 비닐봉지에 넣으려고 했지요.

 

'일하는 아줌마가 이런거 갖다주면 엄청 좋아해~'

 

아~~~~~~

도대체 이 사람은.... 도대체......

10여명이 젓가락질 한 고기를... 아...... 정말......

 

그런 생각이 들대요.

이 어르신... 젊었을땐 요즘 이슈가 되고있는 대한항공 부사장과 같았겠구나...

 

와서 툭하면 이런 얘기를 하지요.

'젊은 사람들이 참 열심히 사는것 같아. 난 이런 사람들 도와주고 싶어.'

 

좋은 고기에 마땅한 댓가를 치루는 것 뿐인데... 도움이라...

아~ 도와주지 말았으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