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주 토요일 미지와 캐리비안베이에 다녀왔어요.

by NewBoom NewBoom posted Jun 08, 2012 2012.06.0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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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미지와 놀러를 자주 갑니다.

근처에 놀러도 가지만, 여행도 많이 가지요.

뭐,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지만요.

어쨌든 아주 어렸을적부터 둘이는 잘 놀러를 다녔습니다. 아무런 문제 없이요.

물론, 아빠와 딸 둘이 돌아다니는데에 주변에서는 많이들 의아해했지만요.

 

한동안 잘 놀러 다녔지만, 미지가 커가면서 제약이 따르기 시작하더군요.

아빠와 다른 성별이 문제였죠.

아이였을때는 남탕에 데려가서 같이 놀아주고 했는데, 5살이 되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달갑지 않더군요.

그 후론, 집이나 콘도의 욕조외에는 같이 물속에 들어갈 일이 없었어요.

 

그러던 미지가 작년 여름에 수영장을 두어달 다녔었어요.

너무 기쁜 소식이지요.

혼자서 옷도 갈아입을줄 알테고, 열쇠도 잠글 수 있을테고, 혼자 머리도 감고 씻을수도 있을테고...

 

이제 수영장에 같이 가도 문제가 없겠구나 싶었어요.

중요한것들은 제 사물함에 넣고, 미지에게는 수영복만 건네주면 될테니까요.

 

잘 됐다 싶어서 캐리비안베이를 가자고 했죠.

가기 며칠전부터 기대된다고 난리네요.

한동안 못가봤는데, 그 사이에 공사도 했고, 뭔가가 바꼈을것 같고...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며 좋아하더군요.

 

아침 일찍 차를 끌고 캐리비안베이로 향했습니다.

10시  이전에 가려했는데, 차가 막혀서 10시 40분쯤 도착했나봐요.

우와~~~ 그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더군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물속에 풍~덩~~~

 

하루종일 신나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그곳에서 학교 친구를 만났는데요, 이 녀석은 어떻게된건지 저랑 노는걸 더 좋아합니다.

내가 두어번 물에 빠뜨렸더니 엉~ 엉~ 울면서도 아빠에게 꼭~ 달라붙어서 안떨어지려 합니다.

 

오후 5시가 넘어 이제 집에 가야 할 시간이 되었네요.

샤워하러 보내면서 주의할것을 얘기해줬지요.

'간단하게 샤워만 하고, 수영복 챙겨오는것 잊지말고, 수건은 빌린거니까 꼭 가지고 나오고, 사물함 잠그면 500원 나오거든~ 그거 꼭 챙겨오고. 알겠지? 아빠는 챙길게 많아서 좀 늦을수도 있으니까, 미지가 먼저 나오면 저 나무밑에 있어~'

 

이렇게 얘기해주고 저는 미지가 쓴 구명조끼를 반납하고 샤워하러 갔습니다.

미지 짐까지 다 가지고 있었더니 왜이리 짐이 많은지...

미지가 많이 기다릴까봐 바쁘기는 하고...

얼른 한다고 했는데, 거의 20분정도가 지난것 같더군요.

나와보니 미지는 안보였어요.

그래도 먼저 나와서 다행이다~ 싶었죠.

 

한 10분 정도가 지났는데도 미지가 나오질 않네요.

슬슬 걱정이 되는거예요.

탈의실에서 나온 한 아가씨가 애인에게 하는 말이...

'완전 장난아니야~ 한번 들어가봐. 사람 개많아~ 발 디딜틈도 없고, 완전 개많아~'

 

이 왠지모를 미안함은 뭐죠?

그 많은 사람들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한다는 생각을 하니... 왜이리 마음이 아프죠?

다른 애들은 전부 엄마 손잡고 들어가서 씻을텐데, 2학년 꼬맹이가 혼자 할일 다 하고 나와야 한다니... 흘리지 못할 눈물이 나데요.

 

그렇게 또 10분여가 지나니 미지가 나오데요.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나오자마자 와락 껴안아줬죠.

'미지야 괜찮았어? 미안해~'라고 하자, 아빠가 왜 미안해? 라는 표정을 지으며

'아후~ 진짜~ 아줌마들 이상해~' 하며 말하는데, 앞에 어떤 아줌마가 씻고 있고, 미지는 뒤에서 기다렸는데, 그 아줌마가 다 씻고 나가면 뒤에 있던 아줌마가 쏙~ 껴들어서 씻더라는 거예요.

그러길 몇번 반복을 했나보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다른 아줌마 딸인줄 알았는지 계속 새치기해서 한참 있다가 씻었어.'

에휴~ 어린녀석이 아줌마에게 말 한마디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양보아닌 양보를 해야했으니...

녀석... 그러면서도 '자~'하더니 500원을 주네요.

 

원래는 미지와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었어요. 그리고 저는 저녁 술 약속이 되어있었거든요.

헌데, 너무 늦어져서 저녁은 같이 못 먹고, 집에 데려다주고 바로 헤어지기로 했었지요.

하지만, 미안한 마음에 그냥 보낼 수 없었어요.

뒤에 술 약속을 30분정도 미루고, 미지가 좋아하는 설렁탕집에 가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난 후 보냈습니다.

 

아빠는 부족한데, 딸은 왜이리 대견스러운지...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스럽고... 또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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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뽀너쓰~~~

올해 미지 생일기념 제주여행 다녀와서 미지에게 만들어준 여행앨범. ^^

http://www.photomon.com/OpenGallery/GalleryViewFull.asp?idx=12580&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