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문세"가 의미하는 것

by 푸른등불 푸른등불 posted Apr 28, 2013 2013.04.2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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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문세” 공연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연일 이문세의 모습이 방송에 비춰지고 공연도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는 형국이다.

잠실주경기장 5만석을 다 채울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하지만 역대 이문세 공연 중 최다관중이 운집한

기념비적 공연이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최대 규모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문세 노래인생 30년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를 꼽으라면 ‘성실’을 꼽을 수 있겠다. 

물론 그는 탁월한 감성보컬임이 분명하다,

특히 이야기하듯 스며들게 노래하는 그의 창법은

음악적으로 이미 한 경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재능을 빛나게 한 것은 그의 성실함이다.

한국가요사에 재능 있는 가수들이 많았다.

그 중, 세월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성실은 세월을 견디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30년의 세월을

변함없이 자신의 음악에 성실한 한 뮤지션에게

마음의 박수를 보내는 날이 6월 1일이었으면 한다.

예측컨대, 그의 공연은 영감 있을 것이고 버라이어티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팬들에게 성실한 공연이 될 것이다.

성실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 때문이다.


6월 1일은 규모만 큰 공연이 아닐 것이다.

이문세는 원래 큰 공연장을 선호하는 뮤지션은 아니다.

그는 자신의 감성이 잘 전달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내 경험으로도 1,500석 내외의 공연장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그의 보컬은 스며들듯 가까이 들리는 소리다.

그래서 섬세한 호흡이 전달되는 공연장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번 올림픽주경기장에 오는 관중의 상당수는

이문세의 작은 공연의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그동안 전국을 그런 스타일로 돌았기 때문이다.

또 관중들은 이문세의 노래에 대한 작은 추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80년대와 90년대를 아우르는 12년 별밤지기는

당시의 청취자로서 청소년기를 보낸 지금의 3-40대에겐

아련한 추억이자 노스탤지어이다.

그들에게 이문세는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는 알콩달콩한 추억이 있는 오빠요, 형이요, 벗이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크지만 작은 공연이 될 것이다.

잠실운동장 5만 명이라는 거대한 규모 속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추억과 이야기가 공존하는 장이 될 것이다.

큰 이야기와 작은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가 될 것이다.

거시와 미시의 조화라고나 할까.


작곡가 이영훈이 하늘로 간 지 5년이 되었다.

이영훈표 발라드에서는 치열하게 맑은 사람의 향이 느껴진다.

물론 이문세의 곡이 100% 이영훈의 곡은 아니다.

거기 유희열도 있고, 윤일상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이영훈은 이문세에게 그림자와 같은 존재다.

이문세를 비추면 거기에 이영훈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불후의 명곡 이문세편에서

후배들이 부르는 노래 속에 넘치는 감정을 보면서

이문세 원곡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영훈의 노래는 이문세처럼 불러야 한다.

그래야 그 노래 속에 듣는 이가 들어갈 여백이 있다.

내가 보기에 문세와 영훈은 소울메이트(soulmate)이다.

그들은 그 시절 그렇게 만나야만 했던 운명이다.

그래서 그 날, 거기에 이영훈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땅히 그도 박수를 받을 것이다.


6월 1일의 주인공은 단연 이문세다. 

그러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사실 빚지는 것이다.

모두에게 사랑의 빚을 지는 일이다.

이문세는 이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그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노래할 것이다.

그날 진짜 주인공은 오랜 세월 한결같이

그의 음악을 사랑하고 기꺼이 소비해온 팬들일 것이다.


이문세가 멍석을 깔고 마당을 벌였다,

그가 베푼 잔치에 먹을 것이 많을 것 같다.

하여 나 역시 기쁨으로 그 잔치에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

6월 1일, 대한민국 이문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