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이 넘어서야 알게된것.

by 선비 선비 posted Dec 22, 2011 2011.12.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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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뜻하지 않았던것으로 부터 위로받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수 있다는걸

내나이 쉰이 넘어서야 알았습니다.

얼마전 딸아이의 혼사를 치루었습니다.

결혼준비하면서 내내 서운해 하던 내게 친구들은 밥도 사고 술도 사며

아들하나 얻는거라고 위로했지만

어린 딸을 품에서 떠나보내야 한다는 허전함은 달래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결혼당일 대전에서 서울까지 먼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딸애의 결혼에 축하와 격려를 보내준 많은 친지와 친구들의 모습에서

나의 서운함과 허전함을 충분히 위로받을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지인들이 보내온 청첩장을 받고 바쁘다는 핑계로

축의금만 보냈던 날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진정 허전한 나를 따뜻하게 해준것은 축의금 봉투가 아닌것을 알았습니다.

젊은날 직장인으로 주부로 치열하게 살다가 이제는 퇴직하고 전업주부로 돌아와

좋아하는 사진도 찍고, 운동하며 여유롭게 지내지만

문득 문득 쓸모없는 뒷방노인네가 된건 아닌지 우울해질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우울해지기 시작하면 의욕도 없어지고 아무것도 할수가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늙어가는게 아니고

늘어나는 허리둘레만큼 삶의 지혜도 가져야 한다는걸 알기에 나를 추스립니다.

원두커피한잔과 젊은날 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음악을 듣습니다.

그 음악들은 내게도 찬란하게 빛났던 시간이 있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문세씨 음악이 특히 그렇습니다.

우울해지기 쉬운 시기에 혼이 담긴 노래 한곡이 사람을 위로해준다는걸

쉰이 넘은 지금에야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