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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1 22:41

얇팍한 효도...

2011.05.01 22:41 조회수 2267

천둥과 벼락이 치던 주말...

담주 어버이날에 친정은 못갈거 같아서 미리 시골 친정집에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 금욜 밤부터 서울은 천둥이 치고 벼락 번개가 얼마나 심하게 내리치던지...

밤새도록 고민을 했지요.

날씨를 핑계삼아 시골에 안 내려갈 만한 나름으로의 핑계거리를 찾느라구요.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 두시간 반동안 부지런히 운전해서 시골 친정집에 도착을 했습니다.

부모님들의 휘여진 허리에 늘어간 주름살이 가슴을 철렁하게 했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아니,

시댁은 외며느라는 허울로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찾아가서 챙기면서

친정집은 그저 내 엄마 아버지니까 날 이해해 주시려니 하면서

그렇게 모른척 일년에 기껏해야 한 두번씩 들러 얼굴만 삐죽 내밀고 오는걸로

효도하는척 그렇게 이십년을 넘게 살아왔었습니다.

 

전 그저 제 맘 편하자고 얇은 봉투 하나 건네고 오면서 제 할일 다 한 것인양

자식노릇했다고 위로하려고 그렇게 내려간 친정집..

나에 엄마는 제가 온다는 전화를 받은 날부터

침침한 눈과 꾸부정한 허리한번 펴지 못한채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하나 하나 많이도 장만해 놓으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생선이며

식혜, 꽃게 무침, 파김치, 거기에다 집에서 손수 만드신 두부까지

그렇게 해 놓으시고 몇날 며칠을 이 못된 딸년을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저에 얇팍한 봉투한장,,이 것으로 제 할일을 다 한 것인양 의기양양하려고 했던 저에

얇팍한 이기심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프게 저렸습니다.

그런데도 난 밤새도록 비가 온다는 핑계로 친정에 가지 않을 구실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때도 엄마는 그러고 계셨구나.

엄마가 정성껏 차려놓으신 밥상에서 음식을 목구멍으로 삼킬때마다 눈물까지 함께

꿀꺽 꿀꺽 삼켜졌습니다.

행여 이 못난 딸의 눈물때문에 엄마눈에 눈물 날까봐 겨우겨우 목구멍에서 넘어오는

뜨거운 어떤것을 삼켜야 했습니다.

엄마에게 힘든데 왜 이렇게 이것저것 많이 차렸나구,,,그냥 맛있는거 한끼 사 먹으면되지않냐고 했더니

낼모레가 어린이날이니 우리 딸에게 이렇게 밥이라도

한끼 해주는거라며 해 맑게 웃으셨습니다.

엄마가 해주는 밥상을 뒤로하고 서둘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트렁크 가득 별에 별것들을

바리바리 꾸려주십니다.

돌아오는 내내 빗물은 차창으로 떨어지고 제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아프지말고 내년에도 나 어린이날 밥상차려줘야해 엄마" 했더니 걱정말라며 손을 휘~휘 저어 배웅해주던 나의 엄마

아,,,

엄마는 평생 저를 이렇게 못난 빚쟁이로 만드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돌아오는 두시간 내내 문세오라버니 씨디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문세 오라버니가  안계셨더라면 이 슬프고 아픈가슴을 누구에게 위로받았을까요.

담번 공연에는 우리 엄마 손잡고 함께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가슴 저미게 했던 저에 마음을 담아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겠습니다.

이런 가슴앓이에 위로해줄 수 좋은 문세오라버니와 최고의 음악인 문세오라버니 노래가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일런지요.

나의 엄마 사랑합니다!

담번 문세오라버니 공연에는 꼭 함께 모시고 갈께요.

 

 

 

.

 

  • ?
    그대 2011.05.02 08:28
    몸은 어른이지만 엄마에겐영원한 어린이...저는 14세 이후로는 어린이 날을 잃어버렸어요.. 따듯한 그품에
    안길수 있구 내가 안아줄수 있을때 많이 사랑표현하시길~~~^^
  • ?
    행복천사 2011.05.02 13:55
    엄마는 아무리 못난 자식이라도 아낌없어 퍼 주려고만 하시지요... 그 마음의 십분에 일이라도 자식이 할수 있다면 부모님은 그것도 행복해 할 것입니다... 잘 다녀오셨어요. 저도 이번 주말에 시골 친정에 다녀올 생각 입니다.
  • ?
    귀여운도깨비 2011.05.02 15:08
    마음아프셨겠어요~~~앞으로는 자주 찿아뵙고..엄마품에 꽉안기시기를..글고 사랑한다는 말도 꼬옥하세요~~~
  • ?
    유리공주 2011.05.03 10:24
    지금 내가 하는 고민 많이 공감합니다. 힘들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 미루다 어쩔수 없이 하는 숙제처럼 .... 갑자기 나두 눈물이 납니다ㅠㅠㅠ 나두 좀 있으면 늙고 힘없는 엄마일텐데 ... 요번에 친정가면 울엄마 울아부지 꼭 안아드려야겠네요>>
  • ?
    언니라불러 2011.05.05 10:25
    늘 부모는 퍼주고 퍼주고 (사랑도.물질도) 그받은 사랑을 받은 자식은 다시 그자식에게 하는것같더라구요..내가 자식에게 한많큼 부모에게 했으면 @#%$#@ 크~~ 죄인이로다 내가 죄인이네요...
  • profile
    내오랜... 2011.05.09 16:23
    어무이~~~~~~~''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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