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말 깁니다. 시간여유 되시는 분만 보세요.

by NewBoom NewBoom posted Apr 12, 2011 2011.04.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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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장문의 글을 올립니다.
글도 긴데다가, 약 일주일후엔 삭제할 예정입니다.
그런 글을 뭐하러 쓰냐...
뭐, 일종의 넋두리랄까요? 아니면, 이해를 바라는 고백?

어렸을때에는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싫었어요.
몸에 좋지도 않다는데 뭐하러 피우는지...
예전에는 공공장소든 어디든 다 피웠었잖아요.
그 고약한 담배냄새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들 피우는지...
하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주변의 몇몇 친구들이 흡연을 시작했고요,
좋지 않다고 생각했던 저또한 법적인 성인이 될 무렵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죠.
피치못할 사정으로 시작한건 아니었고요, 단지 답답함을 토로할데가 없어서 그 돌파구를 찾다가 흡연을 하게됐죠.
얼마가 지나서 흡연만이 돌파구가 아니란걸 알게됐지만, 이미 버릇처럼 담배를 물게된 이후였기에 끊기가 힘들었죠.
다행히, 지금은 피우지 않고 있답니다.

어느정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제는 관심사가 '자녀' 또는 '이혼'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혼의 경우에는 공중파에서도 많이 거론을 하였고, 처음에는 안좋게만 보여졌지만, 나중에는 심할정도로 미화하여 표현하는것도 봤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미화한다고 하더라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이란건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었죠.
세상에 어쩌면 그렇게 무책임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그런 일은 생겨서도 안되고, 그렇게 한다는 건 정말 부모로서 최악이라고 생각했죠.
아니, 부모로서 자격이 없는...

제가 한참동안 마굿간을 멀리 했습니다. 대략 4년을 좀 넘게...
한달에 한두번정도 글만 올렸죠. 항상 미지에 대한 얘기만...
글을 올린다는 자체도 창피했고, 뭐라 말 한마디 한다는것도 눈치가 보였습니다.

네.
제가 그 최악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증오했던 부류의 사람들안에 제가 포함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알고 계셨을테고요, 모르셨던 분들은 많이 놀라시겠죠.

많이 창피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앞에서...
저를 믿고 저와 가장 가깝다는 가족, 친구, 친척, 지인들 앞에서 평생을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당당하게 말했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내버렸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창피했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의 믿음을 져버렸다는게 고개를 들수가 없었습니다.

'이혼'이란걸 생각하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미지'였지요.
3살밖에 안된 녀석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주는것 같아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하루하루 죄스럽고, 미안하고, 또 미안할 따름입니다.

'마굿간'이란 모임...
여기 계신 많은 분들께서는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팬클럽인지...
콘서트할때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한 예매처인지...
주기적으로 한번씩 들어와 쭉~ 둘러보는 일과중의 한 부분인지...
문세형님께서 원하는 '가족'같은 모임인지...

저는 그랬습니다.
제 생활의 일부였습니다.
어떤 때는 제 열정의 대부분을 마굿간에 쏟은적도 있었고요,
어떤 때는 정말 큰 상처를 받아 쳐다보기도 싫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마굿간은 제게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공간의 소중한 사람들이 안타까워할 충격을 준다는게 참 부끄러웠습니다.
운영자를 했었기에 책임감이란걸 누구보다 더 잘 알만한 사람인데...
이 수많은 사람들의 믿음을 깨버렸다는 자체가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글도 올리지 못하고, 그냥 얼마만에 한번씩 쳐다보고 지나가기만 했었지요.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마음도 좀 추스려졌고요, 더불어 너무나 착한 미지는 정말 예쁘게 커서 초등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요.
아빠만 잘 만났더라면 더 행복했을 수 있었을텐데...

3월 28일은 미지의 생일입니다.
저는 매년 미지 생일날마다 미지와 여행을 갑니다.
네. 부족한 아빠이지만, 조금이나마 부모된 노릇을 하고싶은거지요.
올해는 충남 보령에 있는 섬 '원산도'에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기차타고 배타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
미지에게 허락을 받아야 할 일이 있었거든요.
모닥불을 피우고, 그 위에 호일로 싼 생닭을 구우면서... 또, 낮에 잡은 맛조개도 구우면서...
그러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새붐 : '미지야~'
미지 : '응~'
새붐 : '아빠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
미지 : '뭔데?'
새붐 : '아빠가... 어떤 이모를 좀 만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만나도 되겠어?'
미지 : '응.'

몇달을 고민하고 고민하고... 해답은 모르겠고... 하지만, 허락은 받아야하겠고...
어떤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충격은 받지 않을지, 울고불고 싫다고 떼를 쓰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하고...
그 수많은 고민을 '응.' 한마디로 종결시켜버리는데...
어깨위에 올려졌던 100Kg짜리 돌덩이가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새붐 : '나중에 미지가 아빠집에 오면 그 이모 사진이 벽에 걸려있을수도 있어. 괜찮겠어?'
미지 : '응.'
새붐 : '어쩌면 다음에 아빠집에서 아빠랑 잘때, 그 이모랑 같이 잘수도 있어. 괜찮아?'
미지 : '응.'
새붐 : '그럼 미지가 허락해준거야.'
미지 : '응. 난 원래 아빠 혼자있는게 너무 싫었어. 아빠는 너무 착한데 혼자 있어서 너무 불쌍했었어. 그런데, 그럼 나한테 새엄마가 생기는거야?'
새붐 : '응. 뭐, 그런셈이지.'

한참을 혼자 생활하면서 내린 결론은,
헤어졌더라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잘 살아야 한다는겁니다.
아빠도 엄마도 잘 살아야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다는...
부모중 누구 하나라도 행복하지 않으면 분명 아이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생각이지요.

이혼한것. 정말 창피한 일입니다.
살아가면서 겪지 말아야 할 일중에 하나입니다.
절대 하지말아야 할 일이고요, 어느 누가 저와 같은 바보짓을 한다면... 그리고 아이가 있다면...
찾아가서 어떻게든 뜯어말릴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고해서 어깨를 펴지 못하고 사는것도 아니란걸 알았습니다.
창피한 일이지만, 잘못한 일은 아니니까요.
물론, 아이한테는 제외하고요...

이젠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좀 떳떳하게 살아보려고요.
이놈의 마굿간이 뭔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결혼얘기를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끝에 몇분에게 청첩장을 보내드렸습니다.
헌데, 그 몇분에게 알리면 어차피 다 알게될 사실이고...
마굿간에서 그 몇분만 만나며 생활한다는건 말도 안되고...

또, 받지 못한 많은 분들은 서운함을 토로할것이고...
게다가 10년 넘게 함께한 공간을 저버릴 자신은 없고...
그래서, 차라리 떳떳하게 알리고, 예전처럼 당당하게 마굿간 생활을 하려합니다.

저 재혼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딸 미지에게도 허락을 받았습니다.
잘 살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그리고요, 마굿간 생활을 결혼하는 아내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이 공간은 아직 모르고 있고요, 조만간 가입을 시키고 함께 활동할 생각입니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마음속으로 사랑을 주셨던 '미지' 얘기는 이제 마굿간에서 거론되지 않을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제가 아내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입니다.
이해해 주시고요, 미지는 정말 열심히 잘 키우겠습니다.

내 사랑 이미지! 정말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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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혹시 청첩장을 받아보고 싶은 분은 제게 문자로 주소를 알려주세요. 보내드리겠습니다. 010-8502-0110


아래는 이메일청첩장입니다.
보시면 'Guest'라고 축하글 남기는 메뉴가 있거든요.
예쁜글 많이 써주시고요, 결혼할 아내도 보게될테니, 좋은 얘기만 부탁드릴게요.

http://www.barunsoncard.com/photocard/new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