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by NewBoom NewBoom posted Apr 04, 2015 2015.04.04 22: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3월 30일.
모두가 문세형님이 출연한 '힐링캠프'를 보려고 한참 들떠있을 때, 저는 새벽에 일어나 아내와 딸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향했지요.

숙소는 사이판 피에스타 리조트.

첫날 저녁.

숯불BBQ와 함께 원주민 디너쇼를 관람했지요.

그런데요, 제가 고깃집을 하다보니 이상한 버릇이 생겼네요.

단순히 먹고 즐기는게 아니라, 고기의 질을 보게되네요.

아~ 돼지고기를 구워먹는데요, 이건 뭐 완전 양념맛.

'저 꽁~꽁~ 얼었던 고기예요~' 말하듯이 육즙이란건 찾아볼수가 없고, 어찌나 질긴지...

뭐 알아주는 사람만 알아주겠지만, 우리 가게 돼지고기만큼은 정말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다는 자신감?

사이판에 제주 흑돼지 가게를 하나 차리고 싶더군요.

사이판 돈 다 쓸어모으게... ㅋ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3월 31일.

사이판에서의 가장 하이라이트라는 마나가하섬 입도.

섬에 들어가기 전에 파라셀링을 했지요.

무서워할 줄 알았던 미지가 어찌나 즐거워하고 재밌어하는지...

저와 함께 탔는데, 겁 하나도 않내고 재밌다며 두 팔 벌려 소리지르고 마냥 웃네요.

그런 와중에 우연히 헤엄치는 거북이도 봤고요, 얼마나 신기해하는지... ^^

마나가하섬에 들어가서 스노클링을 하면 최고의 바닷속을 볼 수 있을거라고 하네요.

당연히 미지는 스노클링 자체를 처음 경험해보니 아주 많이 신기했겠지만요, 저는 몇년 전 팔라우에서의 엄청난 광경을 봤기에... 사실 실망스러웠죠.

 

4월 1일.

정글투어와 금단의 섬 관광.

긴 시작이 아닌 짧은 시간에 이것저것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지요.

오후에는 리조트 수영장과 바닷가에서 수영하며 놀았고요~

 

4월 2일.

아일랜드 관광.

한국인 위령탑 잠깐 들렀다가, 일본인들이 2차 세계대전 패전에도 불구하고 항복하기 싫어서 바다로 뛰어들었다는 만세절벽, 그리고, 또다른 절경을 볼 수 있는 새섬.

그렇게 돌아보고는 또다시 리조트로 돌아와 수영을 했고요...

 

4월 3일.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12시 체크아웃 할때까지 수영장에서 놀고, 저녁 비행기로 사이판을 떠났지요.

 

이렇게 4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미지 생일기념 그리고, 반 년이상 여행을 못한 아내를 위해, 그리고 지친 나를 위해 떠난 여행.

사진 궁금하시죠?

 

미지의 밝게 웃는 모습들!

저의 우람한 근육과 쵸콜릿 복근!

제 아내의 아름다운 각선미!

 

저야 해외 휴양지를 여기저기 좀 다녀봤다지만, 미지에게는 첫 해외여행이라 정말 행복한 기억만을 남겨주고 싶었는데...

4일째 되는 날.

오전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리조트와 연결된 비치의 카바나에서 미지와 함께 휴식을 취했죠.

미지가 수영장에 물놀이하러 가자더군요.
미지만 수영장으로 보내고, 저는 화장실로 갔지요.

다녀오니 미지가 수경이 없다며 가지러 가자네요.

다시 카바나로 갔는데... 이런? 가방이 없어졌네요?

바로 리조트 안내데스크에 얘기를 했고, 보안 담당자와 함께 CCTV를 확인했습니다.

대략 중학생 나이 정도로 보이는 원주민이 제 가방을 훔쳐갔네요.

하지만, CCTV 해상도가 낮아서 얼굴을 알아볼수는 없었지요.

 

그 어린아이가 가져간건 작년가을 새로 구매한 갤럭시 노트4와 올림푸스 방수카메라.

사이판에서 우리 가족의 흔적이 담긴 모든것을 가져갔네요.

그로 인해, 우리는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으로만 남길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참 많이 속상합니다.

자세히 서술은 못했지만, 리조트의 태도때문에 화도 많이 나고요.

고민이 많습니다.

'다 내 잘못이지...'하며 잊어버릴까?

아니면, 이기기 힘든 싸움이지만 한번 시도해볼까?

전자를 선택하자니 마음은 편하겠지만,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또 나올테고...

후자를 선택하자니 신경도 많이 쓰일테고, 마음도 다칠테고, 또 언제까지 싸워야할지도 모르고...

며칠 더 생각해보고 맞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지요.

 

너무너무 행복했다는 글을 올렸어야 하는데, 아주 조금이나마 기대하셨던 분들께 너무 죄송하네요.

하지만, 미지는 너무 행복한 여행이었답니다.

 

새붐 '미지야~ 미안해.'

미지 '왜?'

새붐 '아빠가 잊어버리지만 않았어도 정말 재밌는 여행이었을텐데...'

미지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더 미안하지~ 내가 수영하러 가자고만 안했어도 잃어버리지 않았을텐데...'

 

휴대폰과 카메라를 잃었지만, 저는 더 소중한걸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