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터 이문세'의 연출가이신 전성환 감독님의 소회(所懷)

by 별쌤 별쌤 posted Apr 18, 2016 2016.04.1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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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SNS에서 퍼온 내용입니다.

다른분들도 공유를 하고 계시기에 퍼오기는 했지만 혹시 문제가 생기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외부로의 공유는 말아주세요~^^;;

 


1년에 서너번 필요에 의한 글만 남기는 사람인데...
오늘도 몇자 적습니다.
(다 쓰고보니 몇자가 아닙니다...바쁘면 퉁 쳐주셔요)

준비기간 포함하면 1년 반동안 애정했던
이문세의 새로운 투어버전인 [씨어터 이문세]를
지난 토요일에 마쳤습니다.

1년간 유랑극단같이 전국을 돌며 올린 56회 공연도 의미있었고
퍼펙트 매진이란 다소 내겐 낯선 기록도 흥미로운 경험이었지만,
일주일에 최소 3일의 공식외박이 있어서 더 좋았던
이번 투어가 내게 남긴게 뭘까??를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대중가수공연을 남들만큼 다작하진 않았지만
할때마다 든 생각은 내꺼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력서에 한줄 기록으론 남았지만
내 브랜드라고 말하기가 어색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바탕에 깔려있었습니다.
그래서 축제나 뮤지컬,연극을 하는 옆동네 친구들이 늘 부러웠습니다.

이번 공연을 하면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내꺼라는 생각이 처음 든것입니다.
유난스럽게 들릴 수 있겠지만
진심입니다.

또, 이번 공연을 하면서 내가 자주 들은 칭찬들은
[작품]이란 기분좋은 말이었습니다.
공연을 작품으로 봐 준 시각과 칭찬이 감사했습니다.
이것도 오버스럽게 들릴 수 있겠지만
진심입니다.

내게 이런 행운을 갖게 해준 사람들이
고마운 건 어찌보면 당연하겠지요.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문세란 가수가 그렇습니다.
세상에 이런 가수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이 또한 유별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진심입니다.

유독 이번 공연은 가수 혼자서 무대에서 감당할 몫이
많은 공연이었는데도
그 부담을 고스란히 안으면서
비교불허의 극강의 존재감을 드러내줬습니다.

사실 그의 무대위 퍼포먼스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무대밖에서의 행동과 태도였습니다.
업계에는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더 엄청났습니다.
투어에 함께 했던 사람이라면 저와 생각이 다르지 않을겁니다.

이재인이란 사람이 또 그렇습니다.
컴퍼니 사장님인데...
통 큰 결정으로 이번 투어브랜드가 작품이 되게 해  준 사람입니다.
사장님은 보통 적게 들이고 많이 벌길 원하는데
다른 결정으로 이 모든 일들이 가능하게 해줬습니다.
미니멀이 핵심컨셉인데 돈이 왜 이렇게 많이 드냐며
투덜대면서도기쁘게 지갑을 열어줬습니다.

이번 공연을 본 사람들이 신의 한수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춤과 무대세트였습니다.

제가 인복이 좀 있나봅니다.
백업댄서들이 아닌 춤자체가 작품이길 원해서
장안의 화제인 김설진을 만났는데
우리 미팅은 밀당이 없었습니다.

늘 비슷한 콘서트무대 구조가 싫어서
뮤지컬 무대디자이너의 지존인 정승호교수를 만났을때도
그의 동의를 얻어내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들 이문세음악과 새로운 시도에 맘이 열려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들의 함께 해준 결과들이
지금의 칭찬을 이끌어내줬습니다.

기타리스트이자 이문세밴드 음악감독인 장재원은 또 어떻구요.
여러가지 이유로 편곡과정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급한 결정들이 수시로 필요했고 작업량은 상당했습니다.
그 모든 힘든 과정을 이겨내며
이문세 음악을 이전보다 훨씬 더 세련되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제일 큰 미안함은 13인조나 되는 밴드를 박스안에 가둬두고
공연 시작후 70분까지 무대에 얼굴을 드러내게 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21곡 중 6곡만 무대에 등장을 하는
음악하는 그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설정이었는데
연출팀의 컨셉(의도)을 믿고 지지하며 잘 은둔해줬습니다.
저는 덕분에 이들과 더 친해졌고
담번 공연에서는
밴드들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야 하는 미션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쁘게 수행하려 합니다.

남들 흔하게 쓰는 말일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들이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줬습니다.
이문세 공연의 10년지기인 아트믹스 윤청현감독이 그렇습니다.
절 보고 어르신, 연출할배하며 쉽게 놀리는 사람입니다.
예민한 이문세의 귀를 한결같이 만족시키는 사람입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처음 팀을 꾸렸을 때 기존과 변화가 커서 걱정했는데
텃주대감격인 그가 분위기 메이커역할을 톡톡히 해줬습니다.
이제 술먹으면 형동생합니다.

친구이자 업계 조상신인 라이트팩토리 신두철 대표도
고마운 인물입니다.
맘 편히 일하라고 저의 제자인 조명감독을 메인으로 배정해줬습니다.
공연준비기간이나 공연중에도 수정을 위한 큰 요구가 필요치 않았습니다.
공연막판에는 눈이 부실 정도였습니다.

아토 허정욱감독
아트데코 박민규감독
좋은미디어 촤남제감독
준악기 장원민부장님
우일 송관수동상
스타일리스트 천민경실장
사진 김태환작가

이렇게 퉁쳐서 미안하지만
고마움의 정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글을 마감하며
남들은 모를 수 있지만
이번 공연에서 제 마음속 신의 한수는
하태환,박경령감독이 이끄는 무대감독팀과
저와 함께 팀을 이룬 연출팀(박하영,김미진,박동석)입니다.

대극장 뮤지컬정도의 전환씬이 많았는데도
56회동안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공연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예뻐죽겠습니다.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저의 연출팀이 또 그렇습니다.

1년반 이상을 단 한번의 불평도 없이
자기 역할을 200%이상 해준 친구들입니다.
이들이 없었으면 과연??이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들 모두가 제겐 제자들이라서 더 기분이 좋습니다.
늙은이 챙겨가며 일하느라
힘든게 분명 많았을텐데 잘해냈습니다.

너무 길었습니다.
더 하고픈 말들이 많은데
유난스럽게 느껴질 듯해서(이미 그럴수 있지만)
급하게 끝냅니다.

제 마음이 그렇습니다.
행복해서 그렇습니다.
이해해 주리라 믿습니다.


행복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전성환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