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생각이 달랐을겁니다.
기대를 하시는 분들도 계셨을테고,
걱정이 앞선 분들도 계셨을겁니다.
저또한 반반이었네요.
2004년 4월에 운영자 자리를 내려놓은 후 약 17년만에 다시 맡은 중책이라 제 스스로가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과연 30대의 혈기왕성했던 그 열정이 다시 되살아날까? 그리고, 그게 먹힐까?
그 결과는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이미 판단되어 내려져 있을테고요, 제 스스로 평가하기엔 100점 만점에 30점? 좀 후하게 준다면 35점?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그래도 책임감을 갖고 지켜왔으니 이 정도 점수는 허락해 주십쇼. ^^;
하고싶은 것들이 좀 있었는데, 예전처럼 열정과 의지만으로는 이젠 힘들더라고요.
물론, 아시다시피 시기적인 부분도 한 몫을 했고요.
그나마 임기동안 해온 굵직한 일들을 나열해보면
* 마굿간 통합 20주년 기념 전시회를 개최했었고요,
* 기대만큼 많은 인원이 모이진 않았지만, 나름 성공적인 전국정모를 치뤘고요,
* 홈페이지 개편으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고요,
* 마굿간 대표 10여명이 네팔 자원봉사를 다녀왔고요,
* 코로나 이후 최대 인원이 모여 성황리에 2023 신년회까지 치뤘네요.
제게 마굿간은 정말 소중한 공간입니다.
좀 위험한 발언일 수 있겠지만,
제게 마굿간은 단지 '가수 이문세'만을 마냥 바라만 보고있는 단순 '팬'들의 공간이 아닙니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그 계기가 바로 가수 '이문세'와 그의 '노래'였던거죠.
제가 19기 운영자를 수락한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그겁니다.
아시는 분들만 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참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그 어려운 때에 항상 옆에서 격려해주고 마음 써주고 다독여 준 분들이 바로 마굿간 식구들이었습니다.
의지할 수 있게 해줬고, 기댈 수 있게 해줬고...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그 고마운 분들께 한 분 한 분 찾아가 답례를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래! 아마도 잘 할 거란 믿음에 제안을 했을테고, 그렇다면 차라리 진짜 열심히 해서 그 동안 내가 진 빚을 한 방에 청산해보자!'
그런데...
지난 2년간 치룬 행사를 보시면 알겠지만...
제 힘만으로 된게 하나도 없습니다.
다 마굿간 식구들의 도움이 없인 할 수 없는 일들이었네요.
결국... 또 빚을 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더이상 빚지고 싶지가 않네요.
위에 스스로 평가한 점수 말입니다.
진심입니다. F학점.
그래서 너무 죄송합니다.
더 잘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믿고 따라준 마굿간 식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도와 2년 동안 수고해주신 운영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부디 훌륭한 운영자 후보가 추천되어 고향처럼 포근한 마굿간이 유지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맡아서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임해줌에 감사를 표한다
늘 하는일 잘되고 모임서 자주 보자
다시한번 고마워 새붐아
짝짝짝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