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출발해서,
대구쯤 지나자 앞이 보이지 않을만큼 비가 내리고,
그 비는 괴산까지 쫓아와
이미 떠나 벽제로 가 있는 마음, 그 뒤를 쫓는 몸을 더디게 하고,
퍼붓는 비를 뚫고 달려가는 길
문득 떠오르던게,
사춘기 시절 할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급히 아부지와 택시로 고향으로 달리는 길,
비오는 길을 달리던 택시 안,
정적이 흐르는 와중에 기사가 라디오를 켜고
문세형님의 '사랑이 지나가면' 이 흘러 나올때
평소 볼 수 없었던 아부지의 눈물 훔치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울어버렸던 생각이 나더군요.
쉴새 없는 빗소리와 피로로 직원들은 졸고 있고,
영훈형님 가실 때 오열하시던 모습이 자꾸 떠오르고...
알 수 없는 슬픔에 혼자 코 끝이 찡해오고......
서울에 도착해 맨정신에는 웃기지도 않는 유치한 얘기들을 떠들어 대며 술을 퍼먹고,
회사에 나와 숙취에 좋다는 배즙을 먹고 올라와 책상 앞에 앉았는데,
갑자기 그 여운이 또 마음을 비틀어 대네요.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이별...
아~~
속쓰리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또 다른 이별을 겪게 되겠지요...
그 이별에 익숙해 지기 보다는 더욱더 아픔일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