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뒹굴거리고 있는 저에게
"산에 가자."하시며 강제로 손을 이끄는 엄마의 손길이 왜그리 원망스럽고
발걸음도 무거웠는지......
그런데 이제 그때의 엄마만큼 나이가 들다보니 산이 좋아지네요.
둘째아이 유치원 입학하며 아침 등산을 시작했으니...
20개월쯤 되어가나 봅니다.
유치원 버스 떠날때 까지 가열차게 빠이빠이를 하고
쌩 ~돌아서서 혼자 산으로 향하는 그 가뿐함이란~~
첨엔 길을 익히느냐, 숨고르느냐 여유가 없었는데
이젠 이런 저런 생각이 들면서 산이 더 좋아집니다.
아주 가파른 길 앞에선 자꾸 그 끝을 바라보면 안됩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올려다 보기만 하면 아예 포기하게 되지요.
그냥 묵묵히 세걸음 앞만 보고 오르다 보면 어느덧 제가 그곳에 올라있습니다.
사는것도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너무 먼~~미래만 보고 미리 계획하려하고 미리 걱정하다보면
포기하게 되고 지치게되고....
하루 하루 견뎌내다 보면 그 끝에 오를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지요.
같은 나무 가지인데 햇볕이 잘 드는 쪽은 꽃도 일찍 피고 오래 갑니다.
그늘쪽은 꽃이 채 피기도 전에 떨어지구요.
나무를 보면서 아이를 떠 올리며 반성합니다.
햇볕 듬뿍 담긴 사랑을 줘야 저렇게 꽃이 필 수 있는데~~
자꾸 재촉하지 말고 간섭하지 말고 햇볕만 줘야지...
오르막과 내리막, 평평한 길의 반복도 우리의 삶과 비슷하지 않나요?
오르막길에선 더 힘차게 땀흘리고 평지에서는
하늘도 한번 바라봐주고 나뭇잎 색의 변화도 느끼는 여유.....
매일 2시간 정도 산을 오르며 스스로를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도 해봅니다.
물론~~그 마음가짐이 오래 가지는 않지만요...ㅎㅎㅎ
날씨도 좋은데 가까운 산에 한번 다녀오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