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열흘의 추석연휴
잘들 보내고 계시지요. 

가을은 시의 계절입니다.
가을에 맨 먼저 손이 가는 책은 시집입니다.
그만큼 가을은 서정적입니다.
이영훈.이문세표 발라드가
가을에 제 격인 것은
그 노랫말이 모두가 
한 편의 시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별들도 가을로 사라져
그대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내가 눈 감고 바람이 되면
그대의 별들도 띄울께.'
(시를 위한 시)

가슴 먹먹한 한 편의 시입니다.

하여 이 가을,
마굿간 가족의 감성을 위해
매일 시 한편 씩 올립니다.

매일 올리는 시는 댓글로 붙여갈 것입니다.


        멀리서 빈다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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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세 처 지현의 사촌오빠.
• 늘 문세와 마굿간 가족 위해 기도하는 현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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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순종

2017.10.06 08:59:15

코스모스 길/ 용혜원    
  
길가에 
그리움을 따라
피어난 코스모스는
한송이 한송이 모두다 
그대의 얼굴입니다. 
 
내 마음속엔 
영화관이 하나 있나봅니다.
가끔씩 가끔씩 
보고픈 모습들을 비춰주곤합니다. 
 
삶이 바쁠때나
분주할때는
생각할 겨를도 없더니
계절이 바뀔때면
스치는 바람의 느낌에 따라
그대의 모습이 다가옵니다. 
 
하늘이 푸르러
너무도 좋은 가을
당장이라도 
코스모스 길을 따라
너무도 좋은 그대가
달려올것만 같아
대문을 열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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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2017.10.06 11:50:51

목사님과 시... 잘 어울리시는것 같으다요~^^
멋지구리~~ㅎ

목사님, 길고 긴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시죠?^^
저두 집에 잠깐 내려가서 부모님 뵙고 다시 복귀햇어요~
산업일꾼이라~ 일터로! >_<
고궁은 계속 무료개방이라~주륵주륵..ㅠㅠ

남은 추석연휴도, 풍성하고 즐거운 날 보내시규요~^^
조만간 또 어디선가 급 뵙게되길 기도하겠습니당~히힛~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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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순종

2017.10.07 08:20:42

서성인다/ 박노해

가을이 오면 창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나가 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방으로 돌아와 나 홀로 서성인다

가을이 오면 누군가
나를 따라 서성이는 것만 같다
책상에 앉아도 무언가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아
슬며시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나도 너를 따라 서성인다

선듯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
맑아진 가을볕이 서성이고
흔들리는 들국화가 서성이고
남몰래 부풀어 오른 씨앗들이 서성이고
가을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 난 꿈들이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

가을이 오면 지나쳐온 이름들이
잊히지 않는 그리운 얼굴들이
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

조희숙

2017.10.07 11:50:55

아름다운 서정시들로
가을의정취와그리움을
느낄수있게해 주셔서
감사해요 목사님!
남은추석연휴도
즐겁고행복한날되세요^^
profile

엄유숙

2017.10.07 12:51:23

이쁜 계절에
감성느낄수 있는 시들과
함께 하니 좋으네요^^
기온차 심하니 감기조심하시구
평안한 나날되셔요~^*
profile

이병훈

2017.10.08 01:35:03

아~~
좋네요...^^
profile

육순종

2017.10.08 17:56:12

국화가 피는 것은/ 길상호

바람 차가운 날
국화가 피는 것은,
한 잎 한 잎 꽃잎을 펼 때마다
품고 있던 향기 날실로 뽑아
바람의 가닥에 엮어 보내는 것은,
생의 희망을 접고 떠도는 벌들
불러모으기 위함이다
그 여린 날갯짓에
한 모금의 달콤한 기억을
남겨 주려는 이유에서이다
그리하여 마당 한편에
햇빛처럼 밝은 꽃들이 피어
지금은 윙윙거리는 저 소리들로
다시 살아 오르는 오후,
저마다 누런 잎을 접으면서도
억척스럽게 국화가 피는 것은
아직 접어서는 안 될
작은 날개들이 저마다의 가슴에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
profile

신은숙

2017.10.08 19:57:41

그렇게 안 봤는데 되게 감성적이시네요. 머시쪄염.
profile

육순종

2017.10.09 13:21:03

가을/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profile

서혜정

2017.10.09 15:50:31

목사님덕분에 이 가을이 더욱더 풍성해집니다^-^

김춘자

2017.10.09 16:26:53

커피들고 멍때리며 생각이 잦아지는게
가을 맞네요..
붉은 노을이 더 붉어지는 가을이 오면
우린 오빠를 생각하죠..
여기에 목사님이 올려 주시는 시를 접하려니
알수 없는 쓸쓸함입니다 ~~
profile

임경자

2017.10.09 19:20:50

목사님 시인 같아요~~
마저마저 가을은 왜 쓸쓸하죠~
profile

육순종

2017.10.10 10:21:35

단풍을 보고/ 정영숙

내가 너를 좋아함은 네 모습이 화려해서가 아니고
내가 너를 사랑함은 네 황혼의 정열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이별의 슬픔을 웃음으로 답하는
네 손짓 때문일세

내가 너를 가까이 가지 아니함은
네 얼굴의 검버섯이 보기 싫어서가 아니고
내가 너를 슬퍼하지 아니함은 너도
유년의 옷을 입고 왔습이라

내가 너를 기억함은 네 그늘 밑에서 친구를
만났음이 아니고
내가 너를 추억함은 네 호흡이 청청해서가 아니라
다 나누어 주고 가는 네 모습이
아름다움일세.

연상흠

2017.10.10 11:07:03

감사합니다.
가을....시.....잘 읽었습니다. 목사님~
가을하면 이문세....
profile

최순미

2017.10.10 13:34:09

목사님 추석 잘 보내셨나요?
명절 지나고 출근해 차분히 사무실에 앉아
목사님 시를 읽으니 단풍구경 가고싶네요 ㅎㅎ
좋은 시 감사합니다^^
profile

강형석

2017.10.11 09:11:33

가을은...고프다.( 부제: 핑계)

-강 형 석-

가을은.. 쓸쓸해서...친구가 고프다.

가을은.. 외로워서...사랑이 고프다.

가을은.. 청명해서...구름이 고프다.

오늘은.. 비가와서...막걸리가 고프다.
profile

육순종

2017.10.11 09:48:07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나희덕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 때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미워하던 것들도 그리워지는
가을엔 모든 것 다 사랑하고 싶어라

손명주

2017.10.11 12:40:34

가을... 시 너무좋아요 감성적이세요^^
비온후 더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목사님
profile

육순종

2017.10.12 08:02:52

내 안의 길/ 류인순

마시는 커피마다
그대 생각 넣는 건
나의 오랜 습관이 되었고

향긋한 커피 향이
목젖을 타고 흐르면
언제나 그대와 함께 걷는
내 안의 길 하나 있다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을 그 길

중독된 향긋한 맛에
커피도 뗄 수 없고
담고 있어도 그리운
그대도 뗄 수 없고.

김춘자

2017.10.12 17:41:00

허걱
중독된 향긋한 맛에
커피도 뗄수 없고
담고 있어도 그리운
그대도 뗄수 없고
흑흑~~~
가슴 아프다
profile

권순옥

2017.10.12 23:11:02

목사님 덕분에 제 맘이 더 가을가을하네요.^^
고맙습니다~~
profile

육순종

2017.10.13 11:26:54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profile

하헌옥

2017.10.13 21:33:55

목사님 덕분에 좋은 시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시가딱 어울릴듯싶어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에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겁니다

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놓은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후회없는 삶을 위하여....



갑자기 차가운 날씨

모두들 건강 챙기시길...목도리 돌돌^^
profile

육순종

2017.10.14 14:29:52

시월의 편지/ 목필균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가을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고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 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받을 사람도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profile

육순종

2017.10.15 17:07:04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박용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만큼 산다.
그만큼이 인생이다.
profile

육순종

2017.10.16 17:13:04

달/ 홍수희

너를 액자 속에 걸어 두어야겠다

그만치의 거리(距離)를 두면
아름답지 않은 이 누구 있으리

어차피 홀로 걸어가는 이 길,
그리움 하나 키워두어야 할 일

언제까지나
내 손에 결코 닿지를 않는
그만한 거리(距離)에 너를 걸어 두고서

나 쓸쓸한 저녁,
돌아와 너를 바라보아야겠다

하루가 너무 고단한 저녁,
눈물 젖어 너를 바라보아야겠다
profile

육순종

2017.10.17 10:17:48

가을 하늘/ 윤이현


토옥
튀겨 보고 싶은.

주욱
그어 보고 싶은

와아
외쳐 보고 싶은

푸웅덩
뛰어들고 싶은.

그러나
머언. 먼 가을 하늘
profile

육순종

2017.10.18 06:52:12

그냥 좋은 것/ 원태연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profile

육순종

2017.10.19 06:25:23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profile

육순종

2017.10.20 07:27:21

별 닦는 나무/ 공광규

은행나무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부르면 안되나
비와 바람과 햇빛을 쥐고
열심히 별을 닦던 나무

가을이 되면 별가루가 묻어 순금빛 나무 

나도 별 닦는 나무가 되고 싶은데
당신이라는 별을
열심히 닦다가 당신에게 순금 물이 들어
아름답게 지고 싶은데

이런 나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불러주면 안되나
당신이라는 별에
아름답게 지고 싶은 나를
profile

이진숙

2017.10.20 10:21:03

매일 들려주시는 시로 감성 충만한 아름다운 계절 보내고 있어요. 감사드립니다~~^^

정혜주

2017.10.20 22:57:40

멀리서 빈다

코스모스 길 서성인다
국화가 피는 가을 그리고 단풍을 본다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내 안의 길로 뚜벅뚜벅 걸어온다

벌레 먹은 나뭇잎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고
시월의 편지,
사랑은 사랑한 만큼 산다!


가을 하늘
그냥 좋은 것...

단풍드는 날

별 닦는 나무, 벌레 먹은 나뭇잎, 시월의 편지
그냥 좋은 것
내 안의 길로 뚜벅뚜벅 걸어온다


^^
목사님, 감사합니다
"부디 아프지 마라" 매일의 기도와 같은 시를 읽으며
제목마저도 아깝고 예뻐서 써 보았습니다ㅎ

손명주

2017.10.20 23:33:30

목사님 시도 좋고 멋지고...
혜주씨 시도 넘 좋고 멋져요 감사~~^^
또.... 시를 위한 시도좋고^^
profile

육순종

2017.10.21 09:34:21

가을 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profile

육순종

2017.10.22 18:09:32

조용한 일/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 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앉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profile

육순종

2017.10.23 05:49:16

행복의 얼굴 / 이해인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 활짝 열면
행복은 천 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렘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profile

육순종

2017.10.24 05:56:31

사랑 3 / 윤미라

산 이슬 스쳐 다가 온
새벽바람에
눈처럼 하얀 아침

어젯밤,
일곱색깔로 띄운 낮은 파고의 그리움
지금쯤,
그대 창에 들었을지

갓 건져 올린
하얀 푸르름이 빛무리를 안겨준
지금,

푸른 하늘이
어쩌면 저리도 그대를 닮았는지
이것이 사랑일까
profile

육순종

2017.10.25 06:34:10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꿀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profile

육순종

2017.10.26 06:33:08

가고 오지 않는 사람/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profile

육순종

2017.10.27 06:39:35

10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운명이란 걸 믿지 않았기에
인연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영원을 알 수 없었기에
순간으로 접었습니다

스치는 바람인 줄 알았기에
잡으려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머문다는 것 또한 떠난 후에
남겨질 아픔인 줄 알았기에
한시도 가슴에 담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숨바꼭질하듯
그대가 나를 찾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10월의 거리로 가겠습니다

꿈을 꾸듯 그대를 부르며
달려가겠습니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가슴을 활짝 열고
가을숲 그대 품에서
10월의 사랑을 꿈꾸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인연으로 말입니다
profile

육순종

2017.10.28 07:39:10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이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profile

육순종

2017.10.29 09:58:25

가을 편지1 / 이해인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툭,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정혜주

2017.10.30 00:26:30

가을 엽서 읽습니다.

친애하는 친구들에게

조용한 일~요일
이도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사랑, 3(삶)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10월에 꿈꾸는 사랑
아름다운 인연으로 말입니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산길을 걷다 보면
툭,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갑니다.


건강하세요!


목사님^^
매일 보내주시는 '가을의 시'로 가을엽서댓글
적어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profile

육순종

2017.10.30 07:24:17

시심을 담은
따뜻한 댓글들 감사합니다~~^^
자작시도 있고
시로 이은 시도 있고...

시는 10월 마지막 날까지
올립니다.
울림이 있는 가을 되소서.
profile

육순종

2017.10.30 07:25:07

가을레슨/ 채희문

가을이 가기 전에 한번쯤은
떠나 볼줄도 알아야지
좀 돌아서 갈줄도 알아야지
좀 천천히 갈줄도 알아야지

떨어지는 잎, 다시 볼줄도 알아야지
싸늘한 바람에 손만 흔들고 서있는
나무들도, 다시 볼줄 알아야지

가을이 가기 전에 가을비
아침 이슬같은 빗물로 만나
한번쯤 썰렁한 가슴
젖어 볼줄도 알아야지

가을이 가기 전에, 한번쯤은...,
profile

육순종

2017.10.31 13:10:20

복종/ 곽재구

밥을 먹다가
바로 앞 당신 생각으로
밥알 몇 개를 흘렸답니다

왜 흘려요?
당신이 내게 물었지요
난 속으로 가만히
대답했답니다

당신이 주워 먹으라 하신다면
얼른 주워 먹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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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순종

2017.10.31 14:57:48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가을 건너는 소리 들으세요.
댓글로 시 올리느라 신경이 좀 쓰였지만,
시와 함께해서
행복한 시월이었습니다.


가을울림/ 고창영

낙엽 지는
오동나무와 밤나무 사이를 걷다가
나직한 거문고 소리 듣는다

명주실 같은
바람줄이 내 놓는
가을 건너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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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수

2017.10.31 18:44:36

목사님 덕분에
10월내내 시와 사랑에 빠졌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0월31일.
오늘은 제가 일년 365일중 가장 좋아라하는 날입니다...
오늘밤 -
멋드러진 시조 한 수 읊으며 추억을 안주삼아
막걸리에 흠뻑 취해볼까 합니다...


가을시선 / 전범수

낙엽 지는
작은 공원을 거닐다
달달한 연인들의 사랑소리 듣는다

명주실타래 같이
흐르는 내 눈물.

스치는 가을바람이 내게 묻는다.
아직도 혼자니?
나는 아무말 없이
바람을 움켜쥔다.

정혜주

2017.11.01 00:12:50

2018' 시월애~도 앵콜드려 봅니다
11월 첫 인사로 '시를 위한 시월'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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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나

2017.11.01 15:57:08

2017년도 가을은 목사님 덕분에 풍성했어요
감사합니다^^
답시 올려드려요~~

낙엽끼리 모여 산다/ 조병화

낙엽에 누워 산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지나간 날을 생각지 않기로 한다

낙엽이 지는 하늘가에
가는 목소리 들리는 곳으로 나의 귀는 기웃거리고
얇은 피부는 햇볕이 쏟아지는 곳에 초조하다

항시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나는 살고 싶다
살아서 가까이 가는 곳에 낙엽이 진다
아 나의 육체는 낙엽 속에 이미 버려지고
육체 가까이 또 하나 나는 슬픔을 마시고 산다

비 내리는 밤이면 낙엽을 밟고 간다
비 내리는 밤이면 슬픔을 디디고 돌아온다
밤은 나의 소리에 차고
나는 나의 소리를 비비고 날을 샌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