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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8 14:43

메르스라...2

2015.06.08 14:43 조회수 1007

그러고보니...아픈 기억이지만 또 끄집어 내게 되는 작년 세월호 사건이 기억나는군요.

 

펑펑 울면서 뜬눈으로 밤새우고, 뉴스 보다가 제가 아내에게 툭 던진 첫마디가 이거였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사람들은 그렇다 치고, 지역주민에 관광산업종사자, 살아남은 학생들의 정신적 피해나 가족들의 상처등등...2차 피해는???' 울 아내가 저에게 존경스럽다고 했던 몇몇 사건중 하나가 이 사건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슬프게 울면서 아이들, 사망자들 걱정하고 자기일도 아니면서 밤새 울다 지친 사람이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사람들은 어쩌냐?' 고 걱정하고 있으니...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성이 함께 살아있어야 사람이라던 평소 지론을 실천하는걸 보고 존경심이 들었다는군요.

 

우리사회의 가장 큰 폐단중에 하나가 이성은 없이 감성만 살아있다는겁니다. (전 이 둘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 슬픈 세월호 사건 겪어놓고, 지금도 변한것 없습니다. 안전시설망 확충이다 뭐다 호들갑은 엄청 떨어놓고 여태 피해자들 보상조차 마무리 못하고, 선체 인양도 언젠가부터 계획은 있기나 한건지 말 한마디 없죠.

 

언론보도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아진것 역시, 사실에 중점을 두지 않고 감성으로만 치달은 결과입니다.

 

게다가...수많은 꿈을 품은 학생들이 그렇게 속절없이 스러져갔음에도 아직도 수많은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에게 그냥 '공부해라'로 끝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마음에 품고있는 말중에...'오늘이 내생에 마지막날처럼 살자' 입니다.

 

세월호 바다에 가라앉을줄 알았을까요? 아무도 모르죠. 한치앞도 모르는 인생이라면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지라는 '말'과 '구호'만 외치고 현실은 '대학입시에 올인해라'...

 

어른이라서 미안하다는 말 인터넷에서 가장 먼저 썼던 사람중 한명입니다만...그 미안함을 지금도 품고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사람은 더더욱 적을겁니다.

 

메르스...

 

사람은 자신이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해선 막연한 두려움을 가집니다. 그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두려움과 정면으로 싸우고 뭔가 확실하게 알기 위해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하고 그 실체와 직접 싸워 이겨내면 별것 아닌 경우가 대다수인데, 두려움을 느끼면 그냥 침 한번 뱉고 돌아서는게 대다수죠.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마굿간 가족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감히...이런 글을 써 봅니다.

 

피하거나 도망친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거나 두려움의 실체가 없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 망각속으로 스며들수는 있겠지만, 비슷한 유형의 다른 두려움이 또 나타나면 다시 되풀이되는 일상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거나, 사회적으로 반향이 있을만한 사건이 있을때마다 온갖 구호만 난무하고 감성팔이만 횡행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변한것 없이 유야무야 되는일의 반복...

 

작은 한사람의 힘에 불과할지라도 우리 개개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변화하려 애써보자고 감히 제안해봅니다.

 

에스컬레이터 안전수칙, 거리의 여러가지 신호등, 기본적인 질서들...작은것부터 실천해나가는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에스컬레이터에서 마구 뛰어다니는 사람들 뒤통수에 '세월호 선장이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아마도 화를 낼겁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제가 보기엔 같은걸.

 

그렇게 사소한 규칙을 사소하다고 무시하는 사람들의 힘들이 모여서 그런 사고가 나는것을...(바쁘고, 귀찮고, 돈도 벌어야하고, 사소한 일이고, 그동안 아무일 없었으니까...화물차 고정핀도 다 줄여버리고, 안전에 필수인 구명보트 점검따위 나몰라라, 안전검사는 지들끼리 나눠먹기식으로 대충, 승객안전은 뒷전에 두고 하중 기준조차 어기고 무조건 다 싣고, 다 태우고...그 모든것이 모이고 모여 사고가 난겁니다.)

 

너무 무거운 이야기였나요? 문세형님 공연 일정 연기되었다는걸 보면서 저도 모르게 좀 센치해졌나봅니다.

 

우리...작은것부터 지켜가자구요. 그런 노력들이 하나둘 모여모여, 언젠가 우리 모두가 그렇게 바라던 살맛나는 세상이 될거라 믿습니다.

  • profile
    크리스탈초이 2015.06.12 11:47
    그 이후 변한게 없어보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는 분명 있었을거예요...
    눈에 보이지 않아서 못찾아 내는 것일지도...
    작은 변화가 살맛나는 세상의 밑거름이 되는거 ㅎ
    간절한 소망입니다^^
  • ?
    광성고77회 2015.06.13 04:38
    네. 제가 못본것이기를...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면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아직 제 눈엔...안보이는게 슬프네요. 늘 지키던 사람은 지키고, 안지키는 사람은 여전히 안지키고...)

    좋은 관습이건, 나쁜 관습이건...이미 굳어진 관습은 쉽게 깨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는걸 알기에 묵묵히 그저 제 일을 할 뿐입니다.
  • ?
    한우리 2015.06.15 17:22
    제 목숨 제가 지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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