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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4 12:28 조회수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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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아이콘

2015년은 풋풋하고 설레는 사랑의 메신저 음악인 '소녀'가 발매된 지 30년째를 맞은 해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에 다시 쓰이며 예전의 인기를 그대로 흡수하는 이 곡은 '30년째 응답중'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여전히 듣는 이의 심장을 쿵쾅거린다. 작곡가 고 이영훈이 쓴 노랫말과 멜로디를 '소녀'처럼 가슴뛰는 목소리로 해석한 이문세는 말 그대로 1980년대를 지배한 발라드의 아이콘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85년부터 96년까지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진행을 맡는 동안엔 학생들의 심야를 책임지는 '밤의 교육부 장관' 역할까지 수행했다.



이문세는 '소녀'의 변하지 않는 인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마 '선수'들의 노래가 아니라, 서투르지만 진심을 다하는 고백이 통한 게 아닐까요? 지금의 40대 중·후반 세대는 소녀 시절의 정서를 끌어안고, 지금의 10, 20대는 상투적이거나 예스러운 패턴으로 읽지 않는 것 같아요. 순수한 것은 세대를 관통하는 힘이 있는 셈이죠."

그는 "이젠 머릿속에 능구렁이 한 마리 들어있어서 예전처럼 수줍은 마음으로 '소녀'를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흉내 정도는 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응팔'의 시대적 배경은 마치 이문세의 전성기를 그대로 재연한 듯하다. 85년 전통 문법에서 벗어나 팝스러운 음악의 첫 단추를 꿰맨 3집을 시작으로 4집(87년), 5집(88년) 등 이문세의 클린업 트리오 음반이 연달아 나오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광화문 연가' 등 듣지 않으면 안되는 숱한 히트곡들이 그의 목소리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펴졌다.



그러나 이문세는 스스로 80년대 전성기를 '희미한 시기'라고 했다. "인생의 그래프를 전체적으로 보면 80년대가 가장 높은 지점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당시에는 절실하게 느끼지 못했어요. '별밤' 방송과 공연 준비에 힘을 쏟느라 다른 주변 볼 여유가 없었거든요. 요즘 '응팔'을 보면서 제가 꽤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더 감사하죠."

이문세는 브랜드 공연의 첫 시작 '이문세 독창회' 이후 지금까지 연 수많은 무대에서 공식 집계 관객만 100만명 이상을 동원했다. 20년 가까이 흥행을 놓치지 않는 비결에는 과거에 머무르거나 비슷한 스타일을 좇지 않는 자기혁신의 마인드와 안목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소녀'처럼 신선한 설렘을 늘 풍기는 이문세의 힘은 추억이 아닌 변화를 주목하고 적응하는 데에서 나온다.

"그간 수많은 콘서트에서 요즘 트렌드에 맞게 예전 곡을 편곡해서 불렀는데, 어떤 때는 오리지널로 부르고 싶을 때가 있어요. 3집의 '지지직'거리는 사운드까지 낡은 피아노에 담아 옮겨오는 일이 힘들지만, 그렇게 공연할 생각이에요. 지금은 이르지만, 꼭 보게 될 날이 있을 거예요."

그가 이번 주 '뮤지션스 초이스'에서 선택한 주제는 '눈 내리는 하얀 겨울 밤에 듣고 싶은 음악'이다. "추운 겨울엔 대체적으로 창문을 닫잖아요. 그건 세상과의 벽을 둔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어떤 면에선 내면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과 동떨어진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해보는 좋은 기회일 수 있죠. 내면을 정돈하고 뒤도 한번 들여다볼 수 있는 그런 음악을 골랐어요."

그리고 당부했다. "DJ 곡 배열하듯 정했으니 순서를 흐트러뜨리면 안된다"고. 이 꼼꼼하고 디테일한 성격이 무대에서 고스란히 재연된다는 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글 / 김평 (대중음악전문필자)




이문세가 선택한 첫 번째 앨범 : Larry Carlton의 [Sleepwalk]

이문세가 선택한 두 번째 앨범 : Michael Buble의 [Christmas]

이문세가 선택한 세 번째 앨범 : James Blake의 [Overgrown]

이문세가 선택한 네 번째 앨범 : Joni Mitchell의 [Blue]

이문세가 선택한 다섯 번째 앨범 : 이영훈의 [소품집 - 볼쇼이협연 'Compilation']


"이 음반은 참 훈훈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아요. 고 이영훈씨의 곡들을 볼쇼이 협연으로 들을 수 있다는 건 많은 이들에게 그리고 제게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에게 남긴 선물같은 이 음반은 수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줄 거라고 확신해요. 아름다운 멜로디, 그리고 멋진 편곡으로 꽉 찬 이 음반은 추운 겨울 밤 큰 위로와 따뜻한 감동이 필요한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 이문세가 선택한 앨범 들으러가기 ▼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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