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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6 18:03

이문세 데뷔 33년

2016.10.26 18:03 조회수 128
  기사 게재 일자 : 2016년 10월 26일
<오후여담>
이문세 데뷔 33년
김종호 논설위원

MBC 라디오 심야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를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진행할 당시 젊은 층에 영향력이 워낙 커, ‘영원한 별밤지기’ ‘밤의 교육부 장관’ 등으로 불린 가수 이문세(57). 그의 노래를 들으면, 누구나 해맑고 정감 어린 수채화 한 폭이 가슴속에 내려앉는 느낌을 가질 것이다. 슬프도록 순수했던 어느 시절일 수도 있고, 가슴 시리게 하는 눈앞의 계절일 수도 있는 풍경을 떠올리게 하면서, 애잔함·감미로움·따스함 등의 감성에 젖게 한다.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이렇게 시작하는 ‘광화문 연가’도 그중에 하나다. ‘붉게 물든 노을 바라보면 슬픈 그대 얼굴 생각이 나/ 고개 숙이네/ 눈물 흘러 아무 말 할 수가 없지만/ 난 너를 사랑하네’ 하는 ‘붉은 노을’도,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워요’ 하는 ‘가을이 오면’도 마찬가지다. 1985년에 발표된 그의 3집 앨범 ‘난 아직 모르잖아요’ 수록곡으로, 지난 1월 16일 종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오혁이 부른 리메이크 곡으로 새삼 크게 주목받은 ‘소녀’ 한 대목은 이렇다. ‘노을 진 창가에 앉아/ 멀리 떠가는 구름을 보면/ 찾고 싶은 옛 생각들 하늘에 그려요/ 음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 속에/ 그대 외로워 울지만/ 나 항상 그대 곁에 머물겠어요/ 떠나지 않아요.’

이 밖에도 ‘사랑이 지나가면’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깊은 밤을 날아서’ ‘휘파람’ ‘시를 위한 시’ 등 이문세가 부른 명곡 거의 모두를 작사·작곡한 이영훈(1960∼2008)은 1983년에 데뷔한 그를 1985년에 만나 대중가요 작사·작곡가로 변신했고, 그를 통해 팝발라드의 새 지평을 열기도 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팬층이 두꺼운 이문세 노래는 해마다 가을에 더 즐겨 듣는다는 사람이 많다. 2013년에 가진 데뷔 30주년 기념 전국 콘서트 제목을 ‘대한민국 이문세’로 삼았던 그가 33주년을 맞아서는 ‘이문세 더 베스트’ 공연을 오는 11월 17∼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갖는다. 그가 청중과 어울려 노래하는 그 풍경도 깊어가는 늦가을 정취 물씬한 수채화일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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